시승기
목록

기사공유

[시승기] 야누스의 얼굴을 간직한..테슬라 모델 3

URL 복사

[시승기] 야누스의 얼굴을 간직한..테슬라 모델 3Tesla
2020-03-17 16:00:14
테슬라, 모델3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도로 위 수많은 자동차 가운데서 전기차는 여전히 낯선 존재다. 아직까지 부족한 충전소 보급률과 급속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5분 이내 주유를 마칠 수 있는 내연기관 차량과의 속도차이는 여전히 비교불가 수준이다.

지난해 모델 X를 경험했을 때만 하더라도 기존과 다른 방식의 조작성과 눈이 휘둥그레지는 가속력에 놀랐을 뿐 여전히 수십 년간 자동차를 만들어온 기존 거대 제조사와는 비교가 무의미했다.

테슬라 모델 3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적하는 품질 문제와 조악한 마감 등은 예외로 생각하더라도 그저 용량이 큰 무거운 배터리와 출력 높은 전기모터를 탑재해 남에게 자랑하기 좋은 빠른 가속력을 제외한다면 주행 품질에서도 내세울 만한 무언가가 부족했다.

여전히 테슬라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굳어질 때쯤 만난 모델 3는 모델 X에서 경험했던 나쁜 기억마저 사라지게 할 만큼 수많은 부분에서 진화한 모습이 역력하다. 여기에 이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높아진 가격까지 더해졌으니 자꾸만 시선이 머무르게 된다.

테슬라 모델 3

■ 세단? 쿠페? 낯선 디자인의 모델 3

모델 S부터 모델 X, 모델 3까지 라디에이터 그릴이 존재하지 않는 전면부 디자인을 내세우는 테슬라는 자동차 디자인의 뻔한 공식에서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이다. 분명 모델 3의 장르는 콤팩트 세그먼트의 세단이지만 측면과 후면부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4도어 쿠페와 패스트백까지 떠오르게 할만큼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디자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테슬라 모델 3

이런저런 모양을 짜집기한 표현으로 대게 크로스 오버 장르라는 말을 종종 쓰곤 하지만 모델 3를 앞에 두고는 크로스 오버라는 표현도 진부한 단어에 불과하다. ㄴ자 형상의 전면 램프 속에는 수많은 LED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이제는 국산차에도 쉽게 볼 수 있는 오토 하이빔 기능도 빠짐없이 탑재돼 똑똑하게 앞길을 비추는 역할을 한다.

테슬라 모델 3

엔진이 존재하지 않는 전기차인만큼 보닛 안에는 추가적인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작은 크기의 캐리어나 백팩정도 수납은 여유롭게 담아낸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측면부는 완만한 곡선을 따라 후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테슬라의 여러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튀어나오지 않은 도어 손잡이는 팝업 형태로 조작이 가능하며, 235mm 너비의 20인치 미쉐린 휠 타이어로 인해 차량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테슬라 모델 3

모델 3의 백미는 간결한 실내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중앙에 위치한 1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승객을 반긴다. 모델 S와 모델 X에서는 세로형태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면 모델 3는 직사각형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위치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겠지만 운전 중 디스플레이를 확인하기 위한 동작은 모델 3쪽이 훨씬 적은 편이다.

테슬라 모델 3

차량의 모든 조작과 설정을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만든 모델 3는 창문 스위치와 비상등 버튼, 운전대에 마련된 조그만 2개의 다이얼을 제외한다면 물리버튼이 존재하지 않는다. 조수석 글러브박스조차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해야 한다.

테슬라 모델 3

낯선 조작법과 경험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비자라면 하나하나 배워가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지만 최신기기에 조작이 서투른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보기에만 화려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694mm, 전폭 1849mm, 전고 1443mm, 휠베이스 2875mm의 크기를 지닌다. 후륜 및 사륜 구동 방식을 채택한 독일산 프리미엄 모델들과 달리 차체 하단에 배터리가 평평하게 깔려있어 거주성이 높은 편이다. 사실상 무의미한 중간 좌석도 경쟁 모델들 대비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테슬라 모델 3

■ 야누스의 얼굴을 지닌 모델 3


모델 3는 국내 시장에서 총 3가지 트림으로 분류된다. 기본형인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주행거리가 가장 긴 롱 레인지, 그리고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하는 퍼포먼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시승차는 전륜에 208마력, 후륜에 275마력의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탑재된 퍼포먼스 트림이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415km이며, 최고속도는 261km/h, 시속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3.4초에 불과하다. 단순 스펙만으로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비견될 만한 놀라운 성능이다. 지난해 모델 X때도 경험했던 놀라운 가속성능은 모델 3에서도 동일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두 모델간의 페달 감각은 모델 3쪽이 앞선다.

Model 3

마치 내연기관 차량처럼 가속페달의 감각이 한층 뚜렷해졌다. 회생제동 시스템에 대한 이질감도 한층 개선됐다. 전기차를 탈 때마다 뒤에서 강하게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이 싫어 항상 회생제동을 끄거나 낮음 상태로 주행하곤 했지만 모델 3의 회생 제동은 지금까지 테슬라가 출시한 어떤 모델들보다 자연스러운 제동력을 이끌어낸다.

모터출력에 놀라 가속을 부담스러워할 필요도 전혀 없다. 컴포트와 스포츠 두 가지로 가속감을 설정할 수 있는 덕분에 가다 서다 반복되는 도심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 오른발에 끝까지 힘을 밀어 부쳐도 절제된 가속을 진행한다.

테슬라, 모델 3

온몸이 시트에 밀착되는 가속력을 기대한다면 스포츠 모드로 변경이 필수다. 마치 얼굴 표정을 180도 바꾼 듯 네바퀴에 전달되는 출력이 왈칵 쏟아져 나올때는 온몸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정도다.

그러나 일상에서의 스포츠 모드는 과유불급. 전기차를 처음 경험해 보는 친구나 옆자리 조수석 탑승자에게 으스대기 위해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컴포트 모드에서의 만족감이 더욱 높은 편이다.

뛰어난 가속력을 제외하고도 모델 3의 주행 성능은 다른 테슬라 모델 대비 만족스러운 편이다. 가장 후발주자로 출시됐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보급형 모델로서 가져야할 범위 이상의 능력을 보여준다.


테슬라 모델 3

20인치 휠과 얇은 편평비를 가진 고성능 타이어에서 전달되는 승차감은 분명 단단한 편에 속한다. 노면의 자잘한 충격까지 존재를 지워내는 부드러운 차량과는 분명 다른 선을 가지고 있지만 배터리가 차체 중앙에 위치해 무게중심이 낮은 덕분에 불쾌한 감각은 최대한 걷어냈다.

덕분에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도 쉽사리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높은 편이라 수시로 속도계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를 피할 수 없었다. 다만, 고속에서 발생되는 소음은 개선이 필요하다. 도심에서의 고요한 주행과 달리 속도가 높아질 수록 풍절음에 의한 정숙성은 점수를 깎아먹는 주된 요인이다.

만약 퍼포먼스 트림에 장착되는 20인치 휠 타이어 대신 기본형 모델과 롱 레인지 트림에 탑재되는 18인치 휠 정도라면 승차감과 노면소음에서 지금보다 훨씬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멋보단 실속을 차리는 편이 주행 가능한 거리를 늘리고 유지비를 낮출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다.

테슬라 모델 3

■ 구매리스트 한편에 자리잡을 모델 3

테슬라는 기름값을 아끼고자 접근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고갈되는 석유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화석연료를 줄여야 하는 사명감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그래서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에 내 지갑 속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접근하고자 한다면 이보다 저렴한 전기차로 접근하는 편이 옳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보급형’이란 단어로 현혹하는 모델 3는 기성 제조사들과 다른 ‘특별함’을 앞세운다. 미니멀리즘으로 포장한 대형 디스플레이,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스스로 차선을 변경해주는 오토파일럿, 간단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테슬라 오너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슈퍼차저 충전 시스템 등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앞세워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테슬라 모델 3

많은 사람들이 우선시하는 가성비·가심비 등의 표현으로는 설명 할 수 없다. 50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표에 이 두가지 단어는 썩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전기차 보급에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다.


모델 S와 모델 X로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모델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했다면 이젠 구매리스트에 오를 수 있는 모델 3로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 대상으로 지정돼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모델 3는 테슬라의 진정한 성공 모델로 자리잡기 위한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shlim@dailycar.co.kr
클래스가 다른; 자동차 뉴스 채널 데일리카 http://www.dailycar.co.kr
본 기사를 이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기사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관련기사]
배너100
배너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