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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②] 현대차가 독자 모델 개발한다고(?)..‘계란으로 바위치기’ 도전한 정주영!Hyundai
2020-12-02 17:00:00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정몽구 회장에 이어 정의선 회장으로 경영 체제가 바뀌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 전기차와 수소차, 미래 모빌리티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 20여년간 ‘품질’을 앞세운 ‘뚝심경영’으로 변방(邊方)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높였다면, 정의선 회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야만 하는 중책을 맡게됐다. 데일리카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고집스럽게 펼쳐왔던 그만의 경영철학을 되살펴보고, 정의선 회장이 추구해야 할 브랜드의 창조적 파괴와 진화를 위한 또다른 ‘디자인 경영’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현대차, 故 정주영 회장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197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서 소개됐던 차량은 현대차의 뉴 코티나, 포니, 그라나다를 비롯해 아시아자동차의 피아트124, 새한자동차의 시보레1700, 레코드 프리미어, 제미니, 기아차의 브리사, 푸조 604 등이 꼽힌다.

자동차 기술력이 부족한 때라 우리 손으로 직접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했다기 보다는 포드나 홀덴, 오펠, 피아트, 푸조, 미쓰비시, 마쓰다 등 해외 유명 완성차 브랜드에서 일일이 부품을 가져와 조립생산하는 방식이었다. 사실상 이름만 자동차 회사였던 셈이다.

당시 현대그룹을 이끈 정주영 회장은 미국차 포드에 현대차와의 합자회사 설립을 제안했으나, 기술료 지불 등 라이선스에 관한 경제적 부담으로 결국에는 없었던 일로 되고만다.

포드 측으로부터 “자동차 기술력도 없는 한국에서 어떻게 차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비웃음을 샀던 정주영 회장은 이 때부터 그 만의 억척스런 고집(?)을 펼친다.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해 보겠다는 것.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이 모여, 하나의 완성차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건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과 비유되는 정도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현대차, 정주영 명예회장(1980년대)

당시로서는 자동차 기술력이나 생산 경험이 부족했던 현대차가 자동차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건 사실상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불과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현대차와 포드와의 협상 결렬은 결국 현대차로서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됐다. 협상이 성사됐더라면, 오늘날 현대차와 기아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등 글로벌 톱 수준에 오른 현대차그룹을 영영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없잖기 때문이다.

“백두산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한 쪽은 서해로, 또 다른 한 쪽은 동해로 흐른다”는 말처럼, 당시 정주영 회장의 ‘아차’하는 순간적 판단이 옳았음을 새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큰 일을 앞두고, “아직 해보지 않아 모르는 부분은 배우면서 하면 돼.”,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내는 법이지.”, “그래서 해보긴 했어?” 등 정주영 회장만의 어눌(?)하면서도 특유한 그만의 어록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정주영 회장의 뜻에 따라 독자 모델 개발에 힘을 쏟은 현대차는 1973년 정세영 사장이 일본 미쓰비시와 제휴를 통해 랜서(Lancer)의 엔진과 변속기를 들여오게 된다.

포니

현대차는 1974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모터쇼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Pony)를 발표한다. 모터쇼에서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탤런트 양정화 씨가 도우미(레이싱모델)로 나섰고, 출품됐던 포니의 차량 번호는 ‘서울1 가 1975’ 였다. 번호판은 해석하기에 따라 많은 의미도 지녔다. 이 같은 독자 모델은 아시아에서는 두번째, 전 세계적으로는 16번째 기록이다.


포니는 자동차 디자인의 ‘거장’으로 불렸던 이탈리아의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디자인을 맡았는데, 세련되면서도 모던한 감각까지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터쇼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출품차를 제치고 관람객들의 줄을 잇는 인기를 모으는 등 구매 상담이 쇄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판매 가격은 227만원 수준이었다.

포니는 1976년에 이르러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43%의 점유율을 확보한다. 남미 에콰도르, 중동 등으로도 본격 수출됐다. 현대차는 포니의 인기가 높아지자, 연간 5만대에서 10만대로 생산량을 늘린다.

포니는 세단과 해치백, 픽업, 왜건 등 다양한 시리즈로 소개됐는데, 1984년에는 단일 차종으로서는 처음으로 50만대 생산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다.

현대 포니2


정주영 회장이 독자 모델 개발을 지시해 탄생된 포니는 현대차뿐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한 획을 긋게된다. 오늘날 현대차그룹의 밑거름이 된 진정한 뿌리였던 셈이다.


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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