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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최고의 패밀리카란 이런 것..BMW 640i GT

BMW
2021-01-15 15:20:03
BMW 6GT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세단과 SUV. 새차를 구입할 때면 늘 마지막까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카드다. 요즘 같이 야외 활동이 어려운 시기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훌쩍 떠나려는 생각에 SUV를 선택하자니 매끈한 주행 질감의 세단이 아른거린다. 반대로 세단을 선택한다면 거친 노면과의 만남은 불가능이다.

6시리즈 GT는 두 가지 모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BMW만의 해석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장점을 조금씩 포기한 대신 SUV 부럽지 않은 넓은 공간과 운전의 즐거움, 장거리 주행이 반가운 GT(Gran Turismo) 성격을 더했다. 6시리즈는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BMW 5GT

BMW 5GT

시간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처음으로 BMW Welt에서 마주한 5시리즈 GT는 뒷 꽁무니에 붙어 있던 숫자 ‘5’와 ‘GT’ 배지 모두 낯선 자극이었다. 부풀려진 외모와 7시리즈에 버금가는 덩치는 스포츠 세단만을 고수해온 BMW의 일탈과도 같았다.

실제 5시리즈 GT는 7시리즈 숏바디의 플랫폼을 밑거름 삼아 5시리즈 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99mm, 41mm 길고 넓었다. 덕분에 플래그십 세단의 뒷자리 공간을 누리면서 갖은 짐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한 적재공간을 모두 갖출 수 있게 됐다.

다소 호불호가 갈린 외모 평가에도 5시리즈 GT는 SUV 못지 않은 실용성과 BMW 특유의 주행 성능에 힘입어 2017년 후속 모델을 내놓게 된다. 이번에도 코드네임을 G로 변경한 7시리즈의 숏바디 플랫폼을 바탕으로 ‘6’이라는 개명까지 더해졌다.

BMW 640i

BMW 640i

7시리즈 B필러에 자랑스럽게 부착된 카본코어 배지는 사라졌지만 전장 5,090mm, 전폭 1,900mm, 전고 1,540mm, 휠베이스 3,070mm로 커진 덩치는 여전히 5시리즈 세단을 압도하며, 7시리즈 못지 않은 안락함을 담아냈다.

이름까지 바꾼 6시리즈 GT는 전작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못생긴 외모를 벗어던졌다.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한 부분변경 모델에서는 최신 터치가 더해지며, 4도어 쿠페 부럽지 않은 모습마저 갖췄다. 5시리즈 GT 시절과 비교한다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부분변경의 중심이 되는 전면부는 새롭게 적용된 L자형 주간주행등과 가로로 길게 뻗은 키드니 그릴이 하나의 덩어리 마냥 일체감을 이루고 있다. 전동화 시대를 맞아 다양한 형태의 그릴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는 BMW의 결단이 6시리즈 GT까지 전해지지 않은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BMW 6GT

BMW 6GT

측면과 후면은 기존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부분변경에서 쉽게 손댈 수 없는 부분이지만 리어램프 형상 마저 과거 모습 그대로인 점은 옥의 티다. 시승차인 640i는 흰바탕에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돼 앞, 뒤 모두 20인치 휠과 공기흡입구 크기를 키운 M 범퍼, 사이드 스커트, 짙은색으로 처리한 디퓨저 등이 포함된다.

B필러를 지나 슬며시 떨어지는 루프라인 끝 트렁크 상단에는 속도에 따라 접히고 펼치는 리어 스포일러가 자리잡고 있다. 110km/h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올라오는 리어 스포일러는 운전석에 앉아 수동으로 조작할 수도 있다.

BMW 640i

BMW 640i

쿠페 또는 쿠페형 세단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프레임리스 도어 너머에는 익숙한 BMW 특유의 실내가 운전자를 반긴다. 부분변경을 통해 소소한 변화를 거친 실내는 12.3인치로 크기를 키우고 통일한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정보를 가독성 좋게 전달한다.

장거리 주행에 걸맞게 오랜 시간 운전자를 감싸는 컴포트 시트는 다양한 체형을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허벅지 받침을 포함, 2단계로 나뉜 등받이 조절 버튼과 요추 받침, 사이드 볼스터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BMW 640i

BMW 640i


BMW 640i

2열 공간은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에도 불구하고 머리공간, 무릎공간 모두 충분하다. 건장한 성인 남성 4명은 거뜬히 받아내는 차체 크기와 2열 승객을 위한 전동식 햇빛 가리개, 독립식 온도 조절 장치, 전동식 등받이 각도 스위치, 2개의 USB-C 포트,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는 쿠션이 더해진 머리 받침대 등은 6시리즈 GT의 성격이 짙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SUV 부럽지 않은 적재공간은 2열의 희생 없이도 VAD 기준 600L를 자랑한다. 가벼운 여행과 캠핑 정도의 짐은 무심하게 던져 놓아도 될 정도이며, 2열 시트 폴딩 시 1,800L로 늘어나는 공간은 잠깐의 쪽잠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공간을 제공한다.

BMW 6GT

BMW 6GT

국내 판매되는 6시리즈 GT 라인업의 꼭짓점에 있는 640i는 BMW가 자랑하는 직렬 6기통 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넓은 보닛 속을 가득 채운 6개의 피스톤이 내는 힘은 완숙미가 넘치는 ZF 8단 변속기를 거쳐 4륜 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마무리 짓는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f·m의 힘은 총중량 2,310kg의 6시리즈 GT를 가볍게 이끌어 나간다. 첫 걸음부터 5시리즈보단 진중한 7시리즈의 움직임이 엿보이는 6시리즈 GT는 일상의 평범한 주행을 2,000rpm 전, 후로 끝낸다.

BMW 6GT

오른발의 움직임과 함께 터져 나오는 최대토크(1,550~6,500rpm)는 레드존 진입 시점까지 단 한순간도 지치지 않는다. 보통의 터보엔진이라면 최대출력에게 바통을 넘기기 직전 맥이 빠지기 일쑤지만 BMW의 직렬 6기통 엔진은 340마력의 출력이 쏟아지는 5,000rpm 이후에도 토크를 유지하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rpm 상승에 따라 목소리를 높이는 기분 좋은 엔진 음색도 6기통 엔진을 선택한 확실한 이유를 증명한다.

6시리즈 GT는 전장이 5M가 넘는 탓에 3시리즈와 5시리즈에서 맛본 경쾌한 주행감각은 일찍이 내려놓았다. 대신 덩치를 잊게 만드는 가속력과 도로 상황을 따지지 않는 편안한 승차감, 높은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고속 주행 능력 등으로 아쉬움을 보상한다.


BMW 6GT

BMW 6GT

그럼에도 차선을 가득 채우는 6시리즈 GT는 때때로 마주치는 좁고 연속되는 굽잇길 주행에서 BMW 배지가 어색하지 않음을 은연 중 드러낸다.

운전대 조작에 따라 재빨리 앞머리를 돌리는 동작에서는 커다란 덩치가 무색할 정도다. 겨울철로 접어든 차가운 노면과 전륜 245mm, 후륜 275mm 여름용 타이어 조합의 악조건 속에서도 똑똑한 4륜 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바깥쪽 바퀴에 구동력을 빠르게 전달해 원하는 궤적을 크게 벗어나지 않게 도와준다.

6시리즈 GT의 진가는 뻥뚫린 고속 주행에서 100% 발휘된다. 부분변경을 통해 디지털 클러스터를 최신사양으로 변경한 BMW는 테슬라 못지 않은 화려한 그래픽으로 실시간 주행보조 시스템의 작동 상황을 띄운다.

BMW 6GT

여기에 운전대 양쪽에 위치한 LED 램프가 상황에 따라 경고등을 깜빡이며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앞차와의 거리 조절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잦은 차선 변경 속에서도 자연스러운 가감속을 이어가며 차선 유지 기능과 함께 높은 수준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완성했다.

BMW는 6시리즈 GT의 라인업을 엔트리 디젤엔진을 제외하고 모두 직렬 6기통 엔진으로 완성시킬 예정이다. 다운사이징 엔진 적용으로 이제는 4기통 엔진이 익숙해져 버린 30i 트림 또한 6시리즈 GT 만큼은 예외다. BMW는 출력을 258마력으로 낮추는 대신 직렬 6기통 엔진만큼은 고수할 계획이다.

BMW 6GT

BMW 640i

64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의 가격은 1억300만원이다. 82마력의 출력과 몇 가지의 편의사양을 포기한 63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의 가격은 9,120만원으로 약 1,200만원의 차이가 난다.

6시리즈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630i의 가격표에 손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같은 엔진에서 누릴 수 있는 넉넉한 출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여유로운 움직임은 분명한 가치가 있다.


뚜렷한 경쟁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세단과 SUV라는 장점을 한 곳에 담은 6시리즈 GT는 최고의 패밀리 카 타이틀을 거머쥐기 어색함이 없다. 조금 다른 생김새와 어려운 탄생 배경, 손에 잡히지 않는 가격 등을 제외한다면 6시리즈 GT는 최고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이다.


shl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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